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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군재
단독주택_2024년 준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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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박한 경험

 

계획안은 단 한 차례의 작업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건축주와 건축가의 마음이 통한 걸까, 아니면 건축가의 능력치가 신(神)의 경지(?)에 오른 걸까?

건축주에게 제시한 최초의 계획안이 일부 기술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그대로 완성안으로 채택된 신박한 경험이었다.

이야기는 어느 웹툰으로부터 시작된다.

건축주는 첫 미팅 후에 “이런 집을 짓고 싶어요.”라며 한 웹 사이트의 링크를 보내왔는데, 들여다보니 N사에서 연재중이던 ‘호랑이 형님’ 이라는 유명한 웹툰이었다.

그동안 만나 왔던 대부분의 건축주들은 자신들의 로망을 담은 사진이나 글, 혹은 서툴지만 원하는 내용이 담긴 기초설계안들을 건네곤 했는데, 이번 건축주는 웹툰 을?? 시작부터 신박했다.

나는 건축주가 보내온 장편의 웹툰을 읽기 시작했다. (사실 웹툰이 이렇게 긴지 몰랐다) 반쯤 봤을까, 아~ 이런 집을 짓기를 원하는구나! 하는 느낌이 왔고 단번에 분석, 조닝, 평면, 3D까지 완성이 되었다.

“혹시 원하셨던 것이 이런 집인가요?” 첫 계획안을 펼쳐놓고 내가 물었다.

“와~ 마음에 쏙 들어요. 이대로 짓죠” 헐, 이래도 되는 건가? 단 한번에? 그래도 뭔가는 바꿔야 하지 않나? 다른 더 좋은 안은 없나?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지만, 사실은 나도 처음 그린 스케치에 마음이 꽂혀 있던 터였다.

이 주택의 얼개는 무척이나 단순하다. 남북으로 긴 직방형태의 대지는 계획 각론에 나오는 단독주택의 전형적인 동서 방향 배치가 가능하였고, 경사진 진입도로는 지하주차장 램프와 맞아떨어져서 편리한진·출입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건폐율의 제약을 받는 녹지 지역의 특성에 따라 대지의 남쪽에는 자연스럽게 큰 마당이 자리잡게 되었고, 1층에는 가족의 생활공간인 거실과 주방, 식당, 그리고 2층에는 침실 존이 배치되었다. 지상층이 가족 전용의 프라이버시 공간이라면, 지하층에는 손님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들이 배치되었다.

주차장으로 통하는 서양주택의 Foyer 같은 현관 그리고 멀티 룸, 바, 운동실과 게스트 룸이 배치되었고, 지하층의 특성상 환기와 채광을 위한 선큰이 두 군데나 설치되어 결과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지하공간이 만들어졌다.지상층과 지하층의 기능이 명확하게 정리되고 나누어지면서 각 실의 기능과 형태가 깔끔해졌고, 그 결과 군더더기 하나 없는 평면계획이 이루어졌다.

수직동선을 담당하는 엘리베이터와 계단은 그냥 거들 뿐. 농담 같지만, 이 정도 규모의 주택은 이래야 한다. 라는 매뉴얼이라도 만들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동안 내가 주창해 온 쉬운 건축*의 개념은 설계에서부터 시공까지 본 프로젝트의 진행에 든든한 토대가 되었으며, 그러한 생각으로 지어진 집도 쉽게 사용되기를 바란다.

 

2. 건축가의 습관

 

건축가의 사고(思考)는 건축이 완성되기까지 실로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면 이와 같은 건축가의 사고(思考)는 어디서부터 나오는 걸까.

대개의 경우에는 대지의 맥락, 또는 건축주의 성향이나 요구조건에 의하기도 하지만, 건축가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것들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각 공간이 이어지고 연결되는 씨퀀스, 중간에 쉼을 부여하는 중정(中庭), 채(棟)의 분리, 반 외부적인 그레이 스페이스 이런 것들을 건축적 요소로 삼게 된다.

나는 이 프로젝트에서 웹툰을 읽으며 내가 가지고 있던 건축의 개념을 다시 한번 정리하게 된 계기가 되었는데, 그 결과 저런 거창한 단어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이렇게 쉽게 건축을 풀어 낼 수도 있다는 새롭고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는 수년간 연구해 온 ‘쉬운 건축’의 일환이기도 하다.‘쉽다’라는 건 ‘가볍다’라는 것과는 엄연히 다른 것이며, ‘쉬운 건축’을 위한 설계과정은 무척이나 치밀하고 많은 고민이 뒤따라야만 한다.

그래야 쓰는 사람이 쉽고, 공사가 쉬운 것이다.

웹툰의 내용을 컨셉으로 시작한 산군재(山君薺)는 신박한 경험을 함과 동시에 ‘쉬운 건축’의 개념이 확대되는 ‘좋은 집 짓기’의 소중한 실현이었다.

 

3. Episode

 

공사를 시작한 후 터파기 과정에서 상당히 큰 바위가 발견되었는데 기존 건물에는 지하층이 없던 터라 이 바위는 본래 이 땅의 주인임이 분명했다.

수많은 세월동안 이 땅을 지키고 있던 바위에 새로운 자리를 부여하기로 하고는실내로 놓기에는 생김새나 질감이 적절치 않아 결국 선큰에 터를 잡았는데, 그 결과 바위가 마치 편히 숨을 쉬는 것 같았다.

 

위 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1-82번지

지역지구 : 보전녹지지역

용 도 : 단독주택

대지면적 : 1,157㎡

건축면적 : 230.94㎡

건 폐 율 : 19.96%

연 면 적 : 854.76㎡

용 적 률 : 32.14%규

모 : 지하1층, 지상2층

구 조 : 철근콘크리트조

외부마감 : 비스콘 화이트, 럭스틸, 송판 무늬 노출콘크리트

건축설계 : 전봉수, 양시명

인테리어설계 : 디자인수

기계설비 : 성신설비

전기설비 : 극동전기

구조설계 : 성진구조

시 공 : 호산건설㈜

사 진 : ⓒ진효숙

설계기간 : 2021. 10 ~ 2022. 05

시공기간 : 2022. 06 ~ 2023.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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